전시정보



작가노트 ① 나를 가장 매료시키는 것은 한 작품 안에서 전혀 상반된 요소들이 만났을 때, 그들이 서로 충돌하고 뒤섞이며 만들어내는 독특한 긴장감과 생명력이다. 이를 표현하기 위해 ‘애니메이션’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매체이다. 이미지와 움직임, 시간의 흐름, 소리 등 여러가지 요소를 동시에 가짐으로써 드러나는 애니메이션의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특질은 다른 매체와 혹은 다른 요소들 간의 다양한 조합과 실험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하기 때문이다. 20여 편의 짧은 애니메이션들로 이루어진 작품 <망설이는 개>는 나의 망설임에서부터 시작되었다. 이는 무엇을 보여주어야 할 것인가와 무엇을 보고싶은가 사이의 망설임이었고, 익숙함과 낯설음, 가벼움과 무거움, 서사와 비서사, 구상과 추상 사이에서의 망설임이었다. 망설임의 진동 속에서 작업을 계속해가며, 나는 이 작업이 망설임을 멈추고 어느 한쪽의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 줄 것을 기다렸다. 그러나 작업이 진행되면서 이 작업이 보여주고 있는 것은, 그리고 내가 지금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오직 망설임, 그리고 그를 통한 두 세계 사이에서의 진동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. 복잡하고 이상한, 반복적이고도 발작적인, 갈등하며 혼란스러운, 부끄럽고 연약한 진동, 충돌과 대립. 구상적이거나 추상적인 형태와 동작, 정의되지 않은 것과 정의된 것, 우연과 의도가 섞여있고 충돌하는 <망설이는 개>를 통해 두 세계 사이를 오가는 이질감과 모순, 대립을 탐구하고 한 인물이 느끼는 망설임의 긴장감과 연약함을 표현하고자 한다. ②(전시기획 의도) <망설이는 개>는 페이퍼 드로잉과 컷아웃 기법으로 제작된 20여 편의 짧은 애니메이션과 드로잉들로 이루어진 애니메이션-인스톨레이션 작품이다. 나는 이 작품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경계에 머무는 이질성의 감각을 표현하고 망설임의 독특한 감성과 긴장감을 드러내고자 한다. 이를 위해 각 15초에서 1분 정도 길이의 독립된 애니메이션 영상들 20 여편중 10여 편을 선별하여 대안공간 눈의 전시실에서 분리 설치, 반복적으로 보여지도록 연출함으로써 이들이 한 공간에서 서로 부딪히고 뒤섞이며 망설이는 한 인물의 긴장감과 연약함을 이야기하게 하고자 한다.●정주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