전시정보




감염-종 <2025 신진미술인 지원 프로그램>에 선정된 오현경 기획자의 기획전 《감염-종》은 감염을 단순히 병의 전파로 보지 않고, 몸과 몸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힘으로 바라봅니다. 김영재, 루씨초, 마루소, 박희민 네 작가는 감염을 두려움이 아닌 가능성으로 바라보며, 관람자에게 우리가 누구인지, 또 어떻게 서로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 묻습니다. 오늘날 우리는 흔히 각자가 ‘독립된 개인’이라고 믿습니다. 사회는 ‘나’라는 단일하고 자율적인 존재가 모든 경험의 출발점인 것처럼 이야기합니다. 그러나 《감염-종》은 이 믿음에 균열을 냅니다. 우리는 만남을 통해 서로 감염됩니다. 감염은 나의 몸과 너의 몸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전파됩니다. 한 사람의 몸에서 다른 사람의 몸으로 스며드는 감염의 과정은, 우리가 완전히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에게 열려 있고 흔들리는 존재임을 보여줍니다. 바이러스, 세균, 효모, 소리, 감정은 늘 몸과 몸을 가로지르며 퍼져 나가고,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변화시킵니다. 전시는 두 공간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 감염의 풍경을 펼쳐냅니다. 먼저, 한옥을 개조한 ‘챔버’에서는 외부에서 내부로 스며드는 감염의 움직임이 드러납니다. 마루소의 디지털 지의류 <확산>은 벽면을 타고 번져 들어오고, 박희민의 ‘검은 인물’들은 천장과 바닥에서 자라납니다. 김영재의 금속과 라텍스 작업은 보는 이를 집어삼키려는 듯 입을 벌리며, 루씨초의 <공생>은 콤부차 발효 가죽과 기계적 소리로 생물과 기계의 공생을 체험하게 합니다. 반대로, ‘공간 222’에서는 중심에서 퍼져나가는 감염이 시각화됩니다. 네 작가의 협업작 〈ssRNA-RT virus〉는 관람자를 작품 속으로 끌어들입니다. 김영재의 <감염체> 의자에 앉으면, 박희민의 <피리> 헤드셋을 쓰고 루씨초의 사운드 작업 <감응>을 듣게 됩니다. 불규칙한 호흡, 울음, 비명 같은 원초적 소리들이 귀를 통해 몸으로 흘러들며, 우리가 끊임없이 타인에게 감염되고 있음을 일깨웁니다. 마루소의 <동체>는 관람자의 모습을 기록하고 디지털 영상과 뒤섞으며, ‘나’라는 정체성이 언제나 흔들리고 변화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. 이 전시는 퍼포먼스와 강연으로도 이어집니다. 루씨초의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 <디지털 플랜트>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생명체의 모습을 음악과 영상을 통해 상상하게 합니다. 루씨초·김보라의 협업 퍼포먼스 <우리는-콤부차>는 관객과 함께 깜깜한 방 안에서 소리로만 소통하는 ‘발효 공동체’를 체험하는 자리를 만듭니다. 또 질병권을 주제로 활동해온 조한진희 작가의 강연은 불완전한 몸들의 서사를 권리와 저항의 이야기로 확장합니다. · 기획: 오현경(유진) · 글: 오현경(유진) · 그래픽 디자인: 박희민 · 번역: 남유정 · 도움: 강세윤, 김아영, 황지원 · 주최 및 후원: 서울시립미술관 1. 〈디지털 플랜트〉 & 아티스트 토크 · 장소: 공간 222(서울 성북구 동소문로 24) · 회차: 2회 · 일시: 1회 9월 26일(금), 2회 10월 3일(금) 오후 8시 2. 〈우리-는 콤부차〉 퍼포먼스 · 장소: 공간 222(서울 성북구 동소문로 24) · 회차: 2회 · 일시: 1회 9월 30일(화), 2회 10월 14일(화) 오후 2시 3. 조한진희 전시 연계 강연 · 장소: 서울 성북구 성북로 5-9 마이원타워 지하1층 · 일시: 10월 10일(금) 오후 2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