전시정보



드로잉은 회화를 앞서는가, 뒤따르는가. 아니면 전혀 다른 시간인가. 《두 궤적》은 회화를 다루는 두 작가의 드로잉이 서로 다른 시간과 방식으로 한 공간에서 교차하는 전시이다. 두 작가는 드로잉을 회화의 보조적 단계가 아닌, 질문이 머무는 또 다른 시간으로 다루며 각자의 방식으로 회화를 질문해 왔다. 이 전시는 겹치고 어긋나는 드로잉의 흐름 속에서 회화를 다시 바라보는 감각을 제안한다. 같은 질문이 서로 다른 시간대에서 반복될 때 그 관계는 어떻게 맞물리는가. 《두 궤적》은 회화와 드로잉이 하나의 선형적인 흐름으로 설명되지 않는 지점에서 출발한다. 이 전시는 회화와 드로잉이 작동해온 질문들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어긋남에 주목한다. 그리고 그 틈에서 드로잉이 머무는 위치를 가늠하고 탐색한다. 오정민과 이아현은 회화를 중심에 두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드로잉을 지속해왔다. 오정민의 드로잉은 회화를 통과하며 남은 감각을 다시 불러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. 회화가 한 번 멈추어 선 자리에서 잔여하는 감각을 따라가며, 이를 드로잉의 행위로 다시 소화한다. 이 행위 속에서 고착되거나 발화되지 못한 감각이 이미지로 굳어지기 직전의 상태는 계속해서 유예되는데, 이를 응시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시작의 촉발점이 열린다. 이아현은 드로잉을 회화와 동시적인 상태를 유지하며 서로를 감각한다. 그의 드로잉은 결론으로 닫지 않고, 그리는 과정 안에서 사고가 미뤄지고 조정되는 동사적 상태로 존재한다. 빈 화면 앞에서 먼저 선을 긋고, 그 선이 만들어낸 조건에 반응하며 다음 동작을 이어간다. 이 선은 대상을 지시하기보다 손의 힘과 속도가 남긴 흔적으로 작동한다. 이러한 흔적들은 서로를 겹치며, 미세한 충돌과 조정의 흐름 속에서 회화와 병렬적인 사고의 장을 형성한다. *출처 : 다이브서울